세상엔 많은 종류의 중독이 있다. 술, 담배, 마약, 커피, 음식, 쇼핑, 게임...
술, 담배, 마약, 커피 등이 해로운 이유는 해로운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그런데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도파민이라는 녀석 때문이다.
이 도파민이라는 녀석 때문에 우리는 나쁜 걸 알면서도 그 나쁜 걸 계속 하게 되고,
'인생 뭐 별거 있어? 한번 살다 가는 인생, 하고 싶은 거 살아야지!'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뭐든 한번 하다 마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파민이 가장 해로운 것이고, 경계해야 되는 것이다.
모든 중독이 도파민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술, 담배,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해로운 것에 중독되었음을 누구보다 잘 자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 쇼츠, 인스타 릴스, 틱톡 등 디지털 도파민에 중독된 당신은
당신이 심각한 도파민 중독자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나쁘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사태의 심각성은 줄어들 수 있다.
치료센터에 다닐 수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 또한 모두 인지하지 못하고,
모두 자각하지 못하는 중독에 빠진 채 허우적 대고 있을 때,
내가 하는 행위에 대해 그 누구도 제재하지 않을 때 사태는 심각해진다.
나는 유튜브에 중독된지 벌써 5년이 넘어간다.
주말에 하루종일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하면
내 주변인들은 모두
"주말은 그렇게 보내는 거야~"
"나도 그래~"
"주말이라도 그렇게 푹 쉬어야지~"
라며 내가 느낀 묘한 자괴감을 희석시켜주었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었고,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남한테 폐끼치는 것도 아니고, 당장에 내 몸에 그렇게 해로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고, 살이 찐 것도 아니고
나는 겉으로 보기에 누가 봐도 건장하고 건실해보였다.
그래서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그렇게.. 다 그러니깐.....이게 소확행이지....합리화하며 인생을 살아왔다.
5년이 지난 후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중학생도 읽는 짧은 분량의 단편 소설 한권 읽기가 힘들어졌고
10분이 넘어가는 영상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고
3시간 짜리 다큐멘터리도 즐겁게 보던 내가 모든 영상을 배속없이 볼 수 없게 되었고
집에 앉아서 하루종일 그림만 그렸던 내가, 1시간도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졌고
1분2분 잠깐의 공백도 견디기 어려워 그 사이에 반드시 쇼츠든 뭐든 컨텐츠를 소비해야만 하게 됐고
유튜브를 보다 약속시간에 늦고, 유튜브를 보다 약속을 깜빡하고, 유튜브를 보다 출근 시간에 늦고,
내 자신이 증오스러울 정도로 게으르고 형편없는 인간이 되었다.
(그렇다고 원래 되게 형편있었던 건 아니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는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할 정도로 통제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
언어영역에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던 내가 이제는 글 한줄 쓰는 것도 어려워졌다.
누군가 영화를 보고 감상을 쓰라고 하면 재밌었다 이외엔 할말이 없어졌다.
보고 나도 기억에 남는 게 거의 없었다.
방금 먹은 것도, 어제 한 일도, 해외 여행에서 경험한 새로운 것들도
금방 자극적이고 시시콜콜한 컨텐츠들에 밀려나버렸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걸 소비하고 있지만 오히려 뇌는 텅텅 비어가고 있었다.
보는 건 많지만 기억하는 건 극히 적어졌고, 오늘이 며칠인지 인지조차 어려워졌고
수면장애에 무기력증까지 왔다.
힘들고 괴롭게 만든 게 도파민인데, 또 도파민으로부터 위로를 구하려 했다.
그럼에도 못난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계속 도피했고, 도저히 끊을 용기는 나지 않아
'줄여볼까..'라는 생각으로 유튜브도 지워봤지만.. 다른 도파민을 찾아서 끊임없이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도파민을 찾아 헤매다 발견한 도파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고, 심각성을 자각하고 있던 나는 마침내 끊어야지 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술담배를 줄이는 게 쉬울까 끊는 게 쉬울까?
전자라고 할 수 있지만 틀렸다.
줄이면 끊을 수 없다.
완전히 끊어내야만 한다.
나는 오늘부로 도파민 '중독'과의 절교를 선언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기록하고, 삶의 변화를 다시금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다음은 내가 발견하고, 유튜브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영상이다.
물론 유튜브엔 아래 영상과 같이 좋은 컨텐츠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그것들을 검열하기에 나의 뇌는
너무 쾌락에 길들여져버렸다.
일단 벗어나자.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끊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baGptzQOQMo
'여행 > 도파민으로부터의해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울한 감정만 우울증은 아닙니다. 우울증의 증상과 자가진단까지 (0) | 2023.05.22 |
---|---|
가난할수록 방이 지저분한 이유, 청소력 (5) | 2023.05.17 |
찬물로 샤워하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 - 도파민네이션 (0) | 2023.04.25 |
도파민네이션 - 쾌락과 고통의 관계 (1) | 2023.04.22 |
당신이 지금 당장 유튜브를 지워야 하는 이유 (0) | 2023.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