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를 하다가 잠깐 쉬려고 유튜브를 보는데 좋은 영상을 발견해 두고두고 보기 위해 기록해 본다. 썸네일만 봤을 땐 '가난'한 사람들을 자극해 어그로를 끌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영상을 다 보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이 영상에서 궁극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경제적 가난보다는 정신적 가난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집청소에 유독 신경쓰는 이유, 가난할수록 방이 지저분한 이유
https://www.youtube.com/watch?v=o1CZ4oGuBW0
정리정돈이 중요한 세가지 이유
이 영상은 부자들이 정리 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3가지를 미스다 미츠히로의 '청소력'이라는 책의 인용을 통해 설명한다. 그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더러운 집은 부정적 에너지를 끌어들인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의 이론'은 정돈된 집의 힘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 이론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구석진 골목에 두 대의 차량 모두 보닛을 열어둔 채 주차시켜 두고, 한 대의 차량만 유리창을 깬 후 관찰한 결과 유리창이 깨진 차만 배터리가 10분만에 도난되고 타이어가 빠져있었으며 낙서와 쓰레기가 난무하다 고철상태가 되도록 파손되었다.
=> 정리가 안 된 상태의 방도 이와 비슷하다. 유리창이 깨진 차량처럼 우리 삶 속으로 끊임없이 부정적인 것들을 침투하게 한다.
*정신병동에서 간호사들이 관찰한 증상정신질환 초기 증상은 방을 청소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병이 진전될수록 옷차림 불결하고, 정리 정돈도 안 하는데 이는 역으로 정리가 안 된 상태가 지속될수록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상태가 지속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지러운 방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사건을 유발한다.
*대니얼 레버틴의 정리하는 뇌라는 책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집안의 잡동사니들과 마주하는 순간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치솟는데, 코르티솔 수치 상승은 만성적인 인지기능 장애, 피로,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깨끗한 집에선 뇌가 최적화된다
*프린스턴 대학 한 연구에 따르면 정돈되지 않은 어수선한 환경에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사람은 작업과 관련 없는 물체를 보게 되면 신경이 분산되어 집중력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물건이 아무렇게 쌓인 방에서는 독서, 일기, 명상 등을 할 마음이 안 생길 뿐더러 지속할 수도 없다.
*관련된 신경과학계 실험에서도 이를 증명한다. 피실험자들에게 볼펜과 사인펜 중 어느 것으로 쓸 것인지 고르게 하는 단순하고 사소한 선택을 반복적으로 시키고 마지막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하면 피실험자들은 무의미한 결정에 이미 뇌의 모든 포도당을 소진하여 정작 중요한 결정에 잘못된 판단을 한다고 한다.
*애플 창립자 스티븐 잡스, 마크 저크버그는 항상 똑같은 옷을 입는다.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저크버그는 회사를 관리하는 것 외에 해야 할 결정의 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먹는 것 입는 것 등 일상의 작은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면 내 일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하루에 결정할 수 있는 결정력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 결정력의 한계에 도달하면 더 이상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해선 안 된다.
*우리는 어질러진 물건을 보며 어떻게 치울까 고민하고 미루다가 급할 때 물건을 찾아 헤매는 등 뇌를 무의미한 행위에 사용한다. 우리가 새해 계획을 세워도 마음처럼 실천하지 못하고 야심한 밤 인터넷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충동구매하는 것의 원인 또한 정리 안 된 방일 수도 있다.
정돈된 환경에선 낭비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우리가 가진 가치 있는 무언가를 가치 없게 만들어서 더 가치 있어 보이는 다른 것과 바꾸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다. 조금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소유의 기쁨을 얻기 위해 어딘가에 홀린 사람처럼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정리 정돈을 하며 내가 왜 이렇게 쓸데없는 물건을 샀을까 생각해 본다면 어떤 속임수에 넘어갔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100 퍼 환불보장, 14일 무료체험 등은 소비자를 위한 혜택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소유효과를 노린 상술이다. 소유효과란 어떤 물건이든 자신이 소유하게 되면 그 물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현상인데, 이러한 효과로 자신의 손에 들어온 물건은 좀처럼 환불하지 않게 된다.
*물건이란 사용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소유효과에서 깨어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거나 처분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런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데 이는 현상유지편향 때문이다. 사람은 이익보다 손실로 인해 받는 심리적 고통을 두 배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1억을 벌던 사람이 1억 2천 벌 때의 기쁨보다 8천을 벌 때의 심리적 고통이 더 크다고 한다. 지금은 물건이 필요 없지만 나중에 그걸 버렸을 때 필요해지면 버린 것을 후회할까 봐 그냥 두는 선택을 주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떨치고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다시 사용하지 않을 확률 90%이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환경이 유지될 경우 앞서 말한 부정적 에너지를 끌어오고 집중할 수 없는 뇌의 상태가 유지, 일상 속 잘못된 판단이 누적된다. 이에 따른 손실은 물건을 버림으로써 발생한 비용보다 훨씬 크다.
*정리 컨설턴트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곤도 마리에는 물건을 만져보고 '설렘'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하라고 제시한다. 설렘이라는 것은 감정적 기준이므로 3초 안에 물건을 버리지 말지 결정 가능 만약 결정이 오래 걸리거나 결정하지 못했다면 그 물건은 어떤 느낌도 주지 못하는 잡동사니 감정은 오래 생각한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정리 시작
어디선가 물건을 정리하지 않는 습관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주워듣고와선 내 어지르는 습관과 더러움을 창의력의 원천이라 합리화시켰던 거 같다. 현실은 지저분한 환경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고 해야 할 일들을 미루며 늘어져있기를 반복하기만 하는데 말이다. 피폐한 정신의 원인은 결국 쓸모없는 소비들과 각종 자극적인 도파민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하나씩 걷어나가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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