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
배우 생활을 청산 후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인경은 토지문화관에서 만난 희수 샘의 제안으로 그녀의 딸이 살던 청파동 빌라에 3개월 간 머물게 된다. 배우생활을 오래한 그녀에게 작가의 길은 참으로 험난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비평했단 이유로 글도 모르는 배우 주제에 주제 넘는단 소리를 들어야 했으며, 정식 등단을 했음에도 배우라는 편견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써주는 곳이 없었다. 이번에도 안 되면 정말 절필하기로 굳은 결심을 하고 청파동 빌라를 찾아간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지친 몸을 가누지 못해 깜빡 잠이 든 그녀는, 늦은 자정에 깨어나 주린 배를 움켜쥐고 근처 편의점에 찾아간다. 그런데 이 편의점, 도무지 맘에 드는 구석이 없다. 드나드는 손님이 없어 원하는 도시락도 과자도 물건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하는 점원의 생김새나 행동도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원래 여긴 이렇게 도시락 가짓수가 적냐?‘라고 물었을 뿐인데 점원은 자신을 위해 도시락을 빼놓겠다는 대답을 한다. 까칠하고 예민한 인경씨는 그의 호의가 불편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어느날, 인경은 집 창가 윈도에 앉아 멍을 때리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는 중년 남성을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이 생겨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이어서 점원이 따라 나온다. 점원은 위스키처럼 보이는 음료를 중년남성에게 따라준다. 이것들이 제정신인가 생각하려던 찰나 자세히 쳐다보니 그 음료의 정체는 위스키가 아니라 옥수수수염차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상황을 또 자세히 관찰해보는 인경.. 그랬더니 이젠 조용히 대화하다 갑자기 중년남성이 언성을 높이며 점원을 마구 쏘아댄다..! 둘의 상황에 흥미를 느낀 인경은 중년 남성이 자리를 뜬 후 점원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 있었냐며 이리 저리 캐묻는다. 그런데 이 산적같은 남자의 사연 너무 미스테리하고 재밌다. 인경은 신나서 그 이후에도 계속 밤마다 점원을 찾아가 그와 수다를 떨며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어느날 자신의 배우생활을 끝내게 한 장본인인 제작자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소설을 각색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절필까지 결심할 정도로 절실했던 인경은, 마지막 작품은 오리지널로 쓰고 싶다며 거절한다. 그러자 김 대표는 즉석에서 쓰고 있는 이야기를 피칭하라고 한다. 인경은 쓰고 있는 이야기가 없었지만, 편의점 김씨와의 대화를 생각하며 그 이야기를 각색해 김대표에게 피칭한다. 김대표는 듣자마자 자신이 투자하겠다며 연극 제작을 제안한다.
어떤 글쓰기는 타이핑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오랜 시간 궁리하고 고민해왔다면, 그것에 대해 툭 건드리기만 해도 튀어나올 만큼 생각의 덩어리를 키웠다면, 이제 할 일은 타자수가 되어 열심히 자판을 누르는 게 작가의 남은 본분이다 -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 밀리의 서재
리뷰
딴 건 모르겠고 인용한 문장이 엄청 와닿았다. 글쓰기는 경험과 소재 생각과 글감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재료가 갖춰지면 글쓰기는 그저 타이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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