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폐기상품이지만 괜찮아 줄거리
흥신소를 운영하는 곽은 전부터 뒤를 봐주던 강씨의 사주를 받아 강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덩치 큰 사내의 뒤를 쫓는다. 그러나 아무리 뒤를 밟아도 하루종일 여기 저기 걸을 뿐, 도무지 꼬리가 밟히지 않는 사내. 그런 사내를 보며 곽씨는 차라리 편의점 일이 더 괜찮을 거라며 투정부린다. 여기 저기 정처없이 걸어다니던 사내는 갑자기 노숙인들이 있는 서울역으로 들어간다. 그러더니 노숙인들과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고 옥수수수염차를 나눠 마신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그의 행동. 어쨌거나 일을 마무리해야 하기에 곽은 계속 그의 뒤를 쫓는다. 사내는 역에서 다시 청량리행 지하철을 타는데, 지하철 안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며 승객에게 폐를 끼치는 한 남자에게 대놓고 꼽을 준다. 이를 보며 통쾌해하는 곽은 갑자기 사내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내는 강남 근처에서 내려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로 들어간다. 뭔가 큰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 곽씨는 사내가 나간 후, 성형외과에 들어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정보를 캐내려 한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성형외과 원장. 곽의 얕은 거짓말은 금방 탄로나게 되고, 원장으로부터 수모와 멸시를 당한다. 원장은 곽을 겁박하고 자신이 사내를 제거해버릴 것이란 무서운 얘기를 한다.
나이 들어 심부름 일을 하는 것도 모자라 무능으로 인해 견딜 수 없는 멸시를 당한 곽씨. ㅁ직업도 잃고 아내도 잃고, 비리로 인해 불명예 퇴직한 자신의 과거를 반추한다. 순간 한강 다리를 보고 뛰어내리고 싶단 생각까지 하지만 쓸모없는 신분증을 대신 날려버린다. 그러고선 경비원을 하고 있는 친구 황을 만나 술을 한잔 기울인다. 황은 만나자마자 술을 마시며 자신이 하는 일과 사회에 대한 불평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그러자 동족혐오인지 무엇인지 곽은 큰소리치는 황을 부끄럽다며 마구 쏘아대곤 자리를 뜬다. 현타 제대로 와버린 곽.. 갑자기 편의점 사내의 얼굴이 떠오르고, 아무 말이라도 하고 싶어 그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에 찾아간다. 사내는 자신을 미행한 곽에게 다른 손님들에게 베푸는 것과 동일한 호의를 묵묵히 베푼다. 이에 감동한 곽은 자신이 사내를 미행했다는 사실과 사내를 노리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두 실토한다. 자신을 사주한 사람의 정체까지. 그러자 사내는 자신이 곧 편의점을 그만둘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미행할 필요가 없단 얘기를 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죽고 싶었던 곽은 사내의 조건없는 호의에 감동해 정신교화가 된 것인지 갑자기 편의점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리뷰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명분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불명예 퇴직을 한 곽씨. 그 이후의 비참한 삶은 그의 선택이 옳지 않았음을 뼈아프게 증명한다. 돈을 벌어다준다고 좋은 아버지, 좋은 가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곽은 가부장적이었으며 자식들에게 폭력적이었고, 돈을 벌어다주는 것 외엔 최악의 아버지였다. 그 사실을 그는 모든 걸 잃은 후, 자신의 바닥을 본 순간에야 깨닫는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적어도 마지막 순간엔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갱생하려 했다는 것.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많이 와닿았다. 존경받는 어른, 외롭지 않게 나이 들기 위한 조건은 좋은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신뢰하고 지지해주는 가족, 자신의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 그 태도가 몸에 베었을 때 늙음은 더 이상 두렵거나 피해야 할 존재가 아닌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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