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 책은 자연계에 집착적으로 질서를 부여하려는 과학자 '데이비드 조던 스타'의 일대기를 집요하게 쫓아가며 그 집요의 원인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삶의 의지가 무너져내린 순간 저자는 지진이라는 혼돈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이 날아갔음에도 끝까지 그것과 맞서 싸우는 데이비드의 삶에 매료되어 그에 대해 집착적으로 파고 들기 시작한다. 저자가 그랬듯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도 자신도 모르게 데이브드라는 사람의 삶과 열정에 자연스레 매료되게 된다.
그런데 제인피드의 독살 용의자로 데이비드가 의심되기 시작하면서 책의 내용은 완전히 180도 뒤집힌다. 제인피드는 데이비드가 용의자가 아닐 것이란 확신을 얻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나갔지만 결국 그가 어류들을 포획하기 위해 썼던 독과 제인피드를 살해하기 위해 썼던 독이 일치했던 것을 알게된다. 이후 저자는 데이비드에 대한 긍정적 확신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간 외면했던 그의 악행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자연에 정해진 위계질서가 있다는 집착적인 믿음은 데이비드를 괴물로 만들었다. 장애 때문에 사회로부터 거부 당한 이들이 모여 사는 아오스타 마을을 보고 충격을 먹은 나머지 그들을 "거위보다 지능이 낮고 돼지보다 품위가 떨어지는", "피조물들"이 들끓는 "진정한 공포의 공간"으로 묘사했고, 그들이 멍게나 따개비처럼 높은 차원에서 지능이 떨어지는 생명체로 퇴화했다는 믿음을 확신했다.
그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부적합자'라고 지칭했고, 인류의 퇴화를 지켜볼 수 없었던 나머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만다. 바로 '백치들'을 몰살하라고 권유하는 책, '우생학'을 미국 전역에 퍼뜨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데이비드는 인류의 지배자 인종을 선별할 수 있도록 그 힘을 조작할 수도 있다는 생각했다. 요컨대 가난, 범죄, 문맹, "정신박약", 방탕함 등 혈통과 관련된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특징들을 교배함으로써말이다. 그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살시키는 기술을 "우생학"이라고 불렀으며, "우생학"을 통해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데이비드는 우생학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미국 전역에 퍼뜨리는 것에 성공했고, 거의 미국의 모든 주에서 우생학이 합법화된다. 이에 따라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우생학에 의해 몰살당하고, 불임화를 당한다.
우생학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근거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높은 지위와 권력을 지닌 다수가 잘못된 신념을 고수했기 때문에 우생학은 쉽사리 무너질 수 없었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진실을 얘기했음에도 종교라는 거대한 신념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처럼.
저자는 여전히 우생학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뿌리뽑히지 않았고 그 잘못된 믿음은 데이비드가 평생을 몰두했던 '어류'가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책의 끝무렵에서 저자는 무수한 증거들을 포유류, 영장류는 존재하지만 어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천재 괴짜 과학자 데이비드의 모든 삶과 요지부동 확고했던 믿음을 모두 무너뜨린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저의 바람은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에요.
by 룰루밀러
리뷰
이 책은 잘못된 믿음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모든 것에 대해 '의심'할 것을 강구한다. 우리는 그간 잘못된 사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하기를 너무나도 귀찮아한다. 아무런 증거 없는 가짜뉴스 찌라시에도 너무 쉽게 흔들린다.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매체와 사람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아니 애초에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물고기, 어류라는 표현을 쓴다. 우생학이 잘못됐다는 명백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처럼.
믿음은 인간을 너무나도 편리하고 안온하게 만든다. 바다에 사는 무수한 생명체를 모두 하나로 묶어버림으로써, 고유한 '인간'과 위계를 나눈다. 말을하고 영적인 능력이 있는 위대하고 숭고한 피조물인 '인간' 그리고 대충 바닷속에 사는 어류들로. 자연계에 질서와 위계가 있다는 오만한 믿음은 많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인간 안에서도 인간을 차별하여 인종차별,노예제,성차별,우생학 등의 폐혜를 낳았고, 인간을 위해 무작위로 자연을 훼손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데이비드 조던 스타라는 과학자에 매료된 자신의 각성과정을 그대로 그려내고, 이를 깨닫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한다.
혹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얘기를 왜 그렇게 구구절절 늘어놓느냐는 얘기도 하지만 나는 앞부분의 데이브드의 자서전과 그에 매료된 저자의 얘기가 없이 '물고기가 없다'라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책의 진정성에 힘이 실리지 않았을 것이라 확성한다. 강력한 신뢰로 인해 가려졌던 진실을 바라보고 각성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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