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직업도 없고, 그렇다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열정이 생기지도 않을 때 우리는 이번 생은 완전히 글러먹었으며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악의 상황이고 무얼해도 이걸 뒤집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다는 생각은 더더욱 인간을 나락으로 빠뜨리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로 만듭니다.
힘들 때 즐겨 읽던 자기계발서도 약발이 다 떨어졌습니다. 열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어야 눈에 들어오는데, 이제는 불편한 잔소리로 들립니다.
노력할 에너지가 정말이지 하나도 남지 않은 거 같습니다. 그냥 하기 싫으니까 자꾸만 현실 도피를 합니다.
하루종일 누워서 유튜브를 보고 해로운 인스턴트 음식을 먹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허비하고 밤에 잠들기 위해 누워보지만 잠이 오지 않습니다. 잠이 안 오니 또다시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이 들고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와 괴롭습니다.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듭니다. 목적도 없이 인스타그램을 켜서 무의미하고 별 재미도 없는 쇼츠들을 봅니다. 그러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영상을 발견하면 관련된 영상을 다 뒤져봅니다. 늦은 새벽까지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눈을 감습니다.
다음날, 늦은 점심에 일어나 대충 어제 남은 치킨을 먹은 후 치우지도 않고선 "아 존나 늦게 일어났네 오늘 하루도 존나 망했다"라고 생각하며 어차피 망했으니까 오늘 하루도 똑같이 망칩니다. 다시 유튜브를 켜고 의미없는 영상들을 하루종일 보다가 어제와 같은 패턴으로 인생을 낭비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일주일, 한달, 육개월, 일년이 지납니다. 자제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쾌락의 역치 또한 높아져 웬만한 영상과 유희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합니다. 더더욱 자극적인 영상만을 찾아다니고 쾌락을 즐깁니다. 그럴수록 쾌락의 역치는 더 높아지고, 도파민이 없는 상태에서 초조감을 느낍니다.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활동도 하지 않고, 햇빛도 쐬지 않으니 온 몸이 무기력합니다. 이 무력감이 온 몸을 지배하니 할 수 있는 일은 하이에나마냥 도파민만을 쫓아다니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너무나 한심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사라지고 싶다",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또 죽는 건 자신이 없습니다. 복권을 사거나 주식을 삽니다. 잘 안 됩니다. 잠시나마 정신을 차려보려고 합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고졸 백수 오타쿠가 성공했다는 영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보다 못한 처지의 사람이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희망에 사로잡힙니다. 관련한 자기계발 영상들을 이것 저것 보기 시작합니다. 이 인간도 했는데..?하며 이대로 하면 뭐든 할 것 같다는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그렇게 똑같은 래파토리만 반복하는 자기계발 영상을 10개 이상 봅니다. (심하면 걍 똑같은 말만 하는 걸 100개 1000개 보는 사람도 있음)
유명한 자기계발 유튜버가 쓴 전자책을 수십만원 주고 구매해 열심히 읽습니다.
아 정말이지! 성공을 위한 모든 것을 얻은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다 아니깐 실천만 하면 될 거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성공을 위해 미친듯이 뭔가에 열중한 자신에게 감탄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굳이 몸을 갈아 넣지 않는다고 하니, 오늘은 이쯤하고 좀 쉬어야겠습니다. 이미 성공 공식은 다 아니깐 실천만 하면 됩니다. 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영상을 보기 위해 다시 눕습니다. 유튜브를 켜 자극적인 영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영상을 계속 보다보니 열심히 주입한 자기계발서 내용들이 수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날라갑니다.
다시 무기력해집니다.
도파민에 찌든 뇌는 정상적 사고를 못합니다. 성격이 계속해서 이상해져갑니다. 이제는 자신이 본받고자했던 성공 공식을 외치는 자기계발 유튜버들이 다 사기꾼 같습니다. 돈 버는 방법으로 돈을 버는 파렴치한 인간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들을 계속해서 깎아내립니다.
뇌가 일부러 이런 생각들을 자꾸 유도합니다.
왜냐구요?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면 나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노력'을 해야 되고, '일'을 해야하고 '공부'를 해야하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건 너무나 귀찮습니다. 도파민을 쫓는 인생이 편하거든요. 쾌락은 쇼츠 하나 보면 충족할 수 있는 건데 수시간 수십시간씩 운동하고 공부하는 건 뇌 입장에서 보면 너무 손실 아니겠어요?
"도파민 빨리 내놔!" "그 전에도 빨리 빨리 줬었잖아!!"하고 자꾸자꾸 뇌는 외칩니다. 그래서 책도 눈 에 안 들어오고, 산책도 지겹고, 명상하는 것도 못 견디는 겁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짧은 쾌락에 중독될수록 궁극적으로 우리는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덤덤해지고 행복하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진실한 마음 교류가 어렵고 자연을 봤을 때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상에선 도저히 쾌락도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고, 장기적으로는 우울해집니다. 인생이 망했다고 느끼며 죽고싶어집니다.
오늘 늦잠을 자고 세 시간 동안 의미없고 자극적인 유튜브만 보는 제가 너무나 한심해져서, 블로그에 자조섞인 글을 의식의 흐름마냥 써내려봤습니다.
두서 없고 엉망진창인 글이지만, 제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이 상황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명확한 객관화가 필요했던 거 같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블로그에 계속 썼듯이 제게 있어서 망한 생을 탈추하는 답은 도파민을 완전히 끊는 것입니다. 줄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욕구를 뿌리치기에 무의식과 충동은 너무 강력하거든요.
충동으로 인해 하루를 낭비하고 자괴감이 들 때마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한 후에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가볍게 삼십분 정도 산책을 하려고 합니다. 돌아온 뒤에는 어지러진 방을 청소하겠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좋아하는 책을 집어들겠습니다.
실천하러 나갑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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