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양철학사 챕터2 고대그리스 자연철학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철학자들
초기 그리스 철학자들은 종종 '자연철학자'라 불렸습니다. 그들이 무엇보다 자연과 자연의 진행 과정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만물은 어느 날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생겨났다고 믿고 있지만, 이런 생각이 그 시대 그리스에서는 그다지 널리 퍼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스인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엇인가'가 언제나 존재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만물이 생길 수 있었는지는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대신 그리스 사람들은 어떻게 물이 살아 있는 물고기가 되고, 생명 없는 흙이 어떻게 키 큰 나무나, 알록달록한 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지 놀라워했습니다. 아기가 엄마 몸 안에서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이렇듯 철학자들은 자연의 변화에 집중했고, 어떻게 사물이 한 물질에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공통적으로 변화의 이면에 특정한 원질이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미치게 되었는지는 쉽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런 생각이 모든 자연 변화의 이면에 분명 원질이 존재할 거라는 상상에서 확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초기 철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에 관한 문제에 더욱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들은 전승된 신화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연현상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자연의 진행과정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철학은 이런 방법으로 종교의 범주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렇게 자연철학자들이 학문적 사고방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이후 모든 자연과학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철학자들이 말하고 기록해놓은 것은 대부분 후세에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통해 전승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철학자들이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그들의 구상이 자연의 변화 가운데 원질과 관계 있는 문제였다는 사실만 알 수 있죠.
밀레토스의 세 철학자 :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탈레스
우리가 아는 최초의 철학자는 당시 그리스 식민지였던 소아시아 밀레토스 출신인 탈레스입니다. 탈레스는 자기 그림자의 길이가 키와 똑같은 순간에 피라미드의 그림자 길이를 재서 이집트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해냈으며, 기원전 585년에 일식 주기를 계산해 내기도 했습니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아마 모든 생명체는 물에서 생겨났으므로 분해하면 다시 물이 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는 이집트에 있을 당시, 나일 강의 삼각주에 강물이 넘쳤다가 다시 원상태로 줄어들면 그곳 들판이 비옥한 옥토로 변하는 것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비가 오고 난 후, 개구리와 벌레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외에도 물이 어떻게 얼음과 수증기가 되는지, 그리고 다시 물로 변할 수 있는지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만드로스는 이 세계를 무한한 어떤 것에서 생겨나 다시 그것으로 돌아가는 수많은 세계들 가운데 하나로 여겼습니다. 이때 무한한 어떤 것이 무슨 뜻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탈레스처럼 특정 물질을 뜻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아마도 그는 만물 형성의 근본이 되는 사물은 이미 형성된 것과는 아주 다를 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만물은 유한하기 때문에 형성되기 이전이나 이후에는 무한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질이 아주 평범한 물일 수는 없는게 분명합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실체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사라지지도 않고 무한히 운동하는 물질인 아페이론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페이론은 '무한정한 것'을 말합니다. 이 무한정한 아페이론에서 하늘과 무수한 세계들이 생겨나고, 다시 모든 것이 이것으로 소멸됩니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은 시간의 질서에 따라 무한히 되풀이 됩니다. 아페이론은 사멸하거나 파괴되지 않지만, 변화의 과정 중에서 뜨거운 것, 차가운 것, 메마른 것, 축축한 것 등의 대립자들로 나누어집니다.
아낙시메네스
아낙시메네스는 대기 또는 공기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습니다. 물론 아낙시메네스는 탈레스의 물 이론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물을 응결한 대기로 생각했습니다. 아낙시메네스는 물이 더 응축해 흙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불을 엷어진 공기로 생각했습니다. 아낙시메네스의 의견에 따르면, 공기에서 흙, 물 그리고 불이 생겨난 것입니다.
흙과 물이 들판의 식물들이 되는 과정은 그리 먼 길이 아닙니다. 아낙시메네스는 생명체가 생겨나기 위해 흙과 공기, 불과 물이 존재하는 것이라 믿은 듯합니다. 그러나 원래의 출발점은 대기입니다. 아낙시메네스는 모든 자연 변화를 뒷받침하는 원질이 있다는 점에선 탈레스와 생각이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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