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이유감상

내 첫 해외 여행은 30살 가을이었다.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진 가정 형편 때문에, 취직 이후엔 일 때문에 '해외 여행'은커녕 국내여행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누군가의 여행기를 들으면 궁금증은 있었지만 크게 부러운 마음도 없었다. 왠지 나와는 너무 현실감 없는 먼 세상 얘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여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국제결혼을 한 오빠가 미국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 일과 개인적인 문제들로 인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지옥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어느날 문득 오빠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더불어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내 정신을 지배했다. 나를 괴롭게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달아나고 싶었다. 내 정신적인 문제의 근원을 모두 떠안고 있는 공간..
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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